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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빔 원영이의 꿈, 9개 브랜드가 한 광고에 모인 진짜 이유

어느날의 메모 2026. 4. 20.

짐빔 원영이의 꿈, 9개 브랜드
출처 = 짐빔 코리아

15초 광고도 건너뛰는 시대에, 4분짜리 광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는 댓글이 수천 개씩 달렸습니다.

2026년 3월 5일 공개된 짐빔의 ‘원영이의 꿈’ 캠페인 얘기예요. 장원영 팬이 아니어도, 마케팅에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빠르게 퍼졌는데요.

풀버전까지 정독하고 기획사 인터뷰까지 뒤져봤더니, 이 광고가 화제가 된 건 모델 파워만이 아니었습니다.

  • 짐빔 '원영이의 꿈’은 2026년 3월 5일 공개, 일주일 만에 유튜브 660만 뷰·인스타그램 1,234만 뷰 달성
  • 짐빔·아이더·타미 진스·어뮤즈·데싱디바·케라스타즈·메디큐브 에이지알·다이슨·우리은행 등 9개 브랜드 참여
  • 기획사 파괴연구소가 짐빔 슬로건 'Best Enjoyed Together’를 브랜드 간 협업으로 확장한 역발상 캠페인
  • 현실→꿈→꿈속 광고 패러디의 3중 구조로 4분이 지루하지 않은 내러티브 설계
  • 짐빔이 제작비 전액 부담, 나머지 8개 브랜드는 PPL 방식으로 참여한 구조

 

'원영이의 꿈’은 어떤 광고인가요?

버번 위스키 브랜드 짐빔이 2026년 3월 5일 공개한 통합 광고 캠페인입니다. 장원영이 친구들과 짐빔 하이볼을 마시다가 "나 진짜 웃긴 꿈 꿨다"며 꿈 이야기를 풀어놓는 구조로 시작해요.

꿈속 장면마다 서로 다른 브랜드가 차례로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이고, 마지막은 영화 '인셉션’의 팽이 장면을 패러디해 짐빔 병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참여 브랜드는 짐빔을 포함해 아이더·타미 진스·어뮤즈·데싱디바·케라스타즈·메디큐브 에이지알·다이슨·우리은행으로 총 9곳이에요. 패션·뷰티·네일·헤어·금융·가전이 한 영상 안에 공존하는 건 국내 광고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형식입니다.

결과는 숫자가 말해줬어요. 중앙일보 2026년 3월 10일 보도 기준, 공개 5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600만 회를 돌파했고, 인스타그램에서는 1,234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댓글에는 “광고인데 정주행했다”, "15초도 건너뛰는 내가 4분을 다 봤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왜 이렇게 먹혔는지, 광고 하나만 봐선 잘 안 보이더라고요.

9개 브랜드가 한 광고에 가능했던 진짜 이유는?

짐빔 원영이의 꿈, 9개 브랜드
출처 = 짐빔 코리아

캠페인을 기획한 곳은 종합광고대행사 파괴연구소입니다. 브랜드브리프가 보도한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이런 고민이었어요. “장원영은 훌륭한 모델이지만, 동시에 수십 개 브랜드의 모델이기도 해서 짐빔만의 차별화가 어렵다.”

그때 파괴연구소가 방향을 틀었습니다. 경쟁 브랜드로 볼 게 아니라 다 모으면 어떨까, 라는 역발상이었어요. 짐빔의 글로벌 슬로건 'Best Enjoyed Together(함께할 때 가장 즐겁다)'를 사람 간의 관계가 아닌, 브랜드 간의 협업으로 확장한 겁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짐빔이 제작비와 광고비 전체를 부담하고, 나머지 8개 브랜드는 PPL 방식으로 참여했어요.

주최자와 참여자 역할이 명확하게 분리됐기 때문에 추진 자체는 가능했지만, 각 브랜드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맞추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담당자는 "시사 단계에서 취합과 수정이 정말 많이 반복됐다"고 밝혔고, 실제로 산토리 코리아 측은 촬영 2주 전까지도 다른 안을 요구했다는 뒷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이디어보다 실행이 훨씬 더 어려웠던 캠페인이었던 셈이에요.

왜 '광고계 인셉션’이라고 부르나요?

구조가 영화 인셉션과 닮아서입니다. 현실(장원영이 친구들과 하이볼을 마시는 장면)에서 꿈(각 브랜드 에피소드)으로, 다시 꿈속의 꿈(과거 유명 광고 패러디)으로 층위가 겹겹이 쌓이는 방식이에요.

케라스타즈 편에서는 농심 생생우동의 "국물이 끝~내줘요"를, 메디큐브 에이지알 편에서는 장수돌침대의 “별이 다섯 개” 카피를 패러디하는 식으로 기억 속 광고가 꿈속에 불쑥 등장합니다.

뉴닉 2026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이 부분이 SNS에서 특히 강하게 회자됐는데, "이 광고 보면서 옛날 광고 생각나는 게 어딘지 찾는 재미가 있다"는 반응이 대표적이에요.

마지막 장면은 영화 인셉션의 팽이를 짐빔 병으로 치환해 "지금도 꿈일 수 있어~"라는 대사와 함께 돌아가게 연출했습니다. 단순히 브랜드를 나열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내는 내러티브 골격이 있어서, 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거예요.

 

각 브랜드는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나요?

브랜드별 에피소드는 총 8편으로 구성됐고, 각 편에서 해당 브랜드와 짐빔이 비슷한 비중으로 등장합니다. 다이슨 편을 예로 들면, 장원영이 광고 촬영장에서 에어랩으로 헤어를 정리하다가 짐빔을 들어 올리며 "짐빔도 했어요"라고 말하는 식이에요.

어떤 에피소드를 보더라도 마지막에는 예외 없이 "함께 즐길 짐빔 됐어?"라는 카피가 등장합니다. 8개 브랜드의 팬이 각자 다른 에피소드를 먼저 보더라도,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짐빔이 되는 구조로 설계된 거예요.

각 브랜드의 노출 포인트가 흩어지지 않고 짐빔이라는 구심점으로 수렴되는 방식이 이 광고 설계의 핵심입니다.

'장원영 ETF’라는 표현은 왜 이렇게 빠르게 퍼졌을까요?

짐빔 원영이의 꿈, 9개 브랜드
출처 = 짐빔 코리아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붙인 별명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가 여러 우량주를 한 바구니에 담아 분산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듯, 장

원영이라는 모델 아래 패션·뷰티·금융·가전 산업군의 브랜드들이 한 편의 광고에 묶인 모양새가 구조적으로 ETF와 맞아떨어졌거든요.

이 표현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빠르게 확산된 건, 실제 파급 구조가 그 비유를 뒷받침했기 때문입니다.

9개 브랜드 각각의 SNS 팔로워가 같은 콘텐츠를 동시에 공유하면서 아이더 팬도, 데싱디바 팬도, 다이슨 팬도 같은 영상을 향해 반응하게 됐어요.

브랜드브리프 보도에 따르면 이 캠페인 이후 불가리·닥터엘시아·비비고 등 여러 브랜드가 이 구조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팬덤 교차 노출의 총합이 만들어낸 결과예요.


캠페인을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는 건 수치가 아니라 기획 방향이었어요. 경쟁자를 협력자로 전환한 순간, 광고가 콘텐츠가 됐다는 거요.

파괴연구소 담당자가 말한 것처럼 "브랜드가 경쟁 대상이 아니라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 하나가 이 캠페인 전체를 만들어냈습니다. 짐빔 '원영이의 꿈’이 광고계에서 오래 회자될 사례가 될 것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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